일주일내내 사무실에서 굴린 몸뚱아리를 토요일까지 뉘워있다가 일요일 오후 늦게 차를 끌고 범어사를 향했다.
차를 끌고가는 이유는 일주일내내 차를 아파트 주차장에다 그냥 두었기에 충전지가 소모되어 어떤때는 운행도 하지 못할때가 빈번하여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를 택하여 산에 인근 얕은 산에 갈때 끌고 간다.
지난주에는 막내 딸내미를 데리고 갔었는데 요즈음 이얘는 이른바 '퐁퐁' 에 푹 빠져있어 홀로 나섰다. 봄에 다다른 문턱이라서 그런지 금정산 범어사 입구 일방통행 순환도로 에는 제법 많은 등산객들이 붐볐다. 입구 들머리에 주차하고는 범어사 체육공원쪽으로 오른다. 왼쪽 산정상 너머에는 범어사의 말사로있는 암자가 둘이 있고 그끝에는 범어사가 위치한다.
반대편쪽으로는 인근 양산어귀와 부산지하철 정거장이 위치해있는데 오늘은 지난주와 반대로 범어사방면으로 향하였다. 겨울내내 언땅이 제법 녹여진 숲속의 진흙이 붙기 시작하면서 산정상 가까이 오르는데 몹시 숨이찬다. 지난주에는 평지라서 그런지 별로였는데 오늘따라 상당히 힘에 겹다.
지난주에 평소와는 달리 음주를 많이 해서 그런것인지. 모르겠다. 작년 여름부터 겨울전까지는 거의 1주일에 2번정도는 온천천을 활용해서 기초체력을 제법 상승시켰는데 추운날씨에 그냥 몸스레 쳤더니만 현재의 몸은 정상이 아니다싶다. 순간적으로 후회스러움이 밀려온다. 미치겠다.
작년부터는 이십년 넘게 피던 담배까지 끊고 시도했었다. 담배는 거의 생각하지 않는데 체력유지는불과 두달만에 헛사다. 겨우 산정상을 에둘러 범어사쪽으로 들어서니 금산사를 거쳐 범어사 뒷편 계곡의 계명암에 도착하였다.
그동안의 죄를사하여주시라는 기도와 함께 삼배를 올리고 마당에 나서니 저멀리광안대교가 희미하게 보이고 우리 아파트 마저도 옅게 보이는 것 같다. 얼마만에만끽하는 이 기분인가!
밖으로나오면 이리도 좋은 땀의 참맛을 느낄수 있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거의 봄도 다다른 것 같다. 제법볕이 훈훈하고등언저리 땀이 베인다. 부지런히 기초체력을 다져야 조금높은 산도 등산 할 건대 앞으로 열씨미 해야 할 것 같다.
서울 출장으로 인한 집사람의 옷타령이 불어난 몸으로 인하여 지금 운동한다고 난리다. 하루종일 일하고퇴근하고 나서 집에오면 가볍게 운동하는데 나도 장난이 아니다.
이곳도 약 10년전에 모친과 함께 와보고는 오늘이 처음이다 이젠 힘이드는 모친은 이렇게 낮은 절도쉽사리 오지 못할 정도의 연세가 어느새 와 버렷다. 집에 있는 사람이 생각난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눈물샘이 고인다.
휴일날 온가족이 등산도하고 재미도있는 좋은 방법이 없는 것일까.
범어사 경내를 가로질러 입구를 빠져나오며 2000원씩 입장료를 내고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살며시 웃음이 나온다. 약 1시간 정도만 둘러오면 저 돈 내지 않아도 될 건대..
아니다 절에 시주하는 돈으로 생각하면 내자신이 도둑넘 심보인가. 자주 와야 겠다.
알게 모르게 변하는 고향같은 범어사다. 예로부터 우리 집안과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절이다. 그래서 그런지 자꾸만 정이 끌리는 곳이다.
힘든 육체를 나이로만 탓하는 나자신이 무척 부끄러운 하루였다.
'푸른솔가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년만에 찾아본 어릴적 고향 선동 신현부락 (4) | 2006.03.06 |
---|---|
3 .1절 폭설이 쌓인 범어사 언저리 계명산을 다시 올랐다. (1) | 2006.03.06 |
바보짓 하다 (1) | 2006.02.24 |
한계령의 진면목을 한 껏 눈에 담으며(4일차) (0) | 2006.02.24 |
2005년 여름 가족 휴가기 - 3 (0) | 2006.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