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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양산

시살등 - 오룡산 10 ( 날머리 - 통도사)

by 푸른솔가지 2007. 2. 11.

■ 자장암에서 한참을 걸어나왔다. 어릴적 한번 걸어보고는 그 동안을 승용차로 몇번 왔다갔는데 장난이 아니었다. 춥기도 추웠고 전부 아스팔트 길이라 더 한것 같았다. 차를 세워 부탁하려 했지만 언제 걸어 볼까하는 생각으로 꾹 참고 걸었다. 발길 닿는 곳이 암자고 사찰이다. 예전보다 암자 수가 마니 증가한 것 같고 건물 또한 현대식으로 들어서있다.

- 아직 겨울의 잔영이 남아있는 가로수와 계곡수가 싸늘하다. 행사날이나 여름방학 기간 동안에는 무수한 인파로 넘치는 곳이다. 그런데로 담장벽을 뚫고 나오는 듯한 오래된 수목이 거의 예술작품이다. 우리나라 앙코르 유적 같다고나 할까.

- 해는 이미 졌고 어둠이 덮기전 부지런히 사찰내를 기웃 거렸다. 저녁예불을 준비하느라 스님들의 행동이 빨라지고 있었다.줄지어선 스님들의 행렬이 대웅전 쪽으로 온다. 본격적인 저녁예불이다.

- 먼저 찾은 곳은 대웅전이다. 국보 제280호( 오늘 처음 알았다. 그동안 무심코 봤다)로 알려진 통도사의 대웅전과 "금강계단"이 1500년 삼국유사의 역사를 증명하고 있고 불상대신 모셔진 부처님 진신사리 탑이 지붕, 처마 넘으로 볼 수있었다.( 통도사 대웅전에는 불상이 없고 대신에 뒷쪽 창문으로 부처님 진신사리탑을 모셔놓고 있다)

- 법당안에는 이미 스님의 저녁 예불 목탁소리가 대웅전 옆 에 놓여있는 종소리와 같이 때리고있다. 평상시는 볼 수 없는 귀중한 시간이다.

- 봉발탑, 그리고 불사 비문을 모신법당, 일주문등이 여지 없이 세월의 무게를 든든하게 버티고있어 한적한 사찰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준다.

- 어디선가웅장한 북소리가 들린다. 찾아보니 불이문 밖 범종루다. 가만보니 세분의 스님께서 세곳의 누각 모서리를 돌아가며 임무교대식으로 법고를 두드린다. 언제 한번 부처님 오신날 범어사에서 본 것 과와는 다른 광경이다. 많은 사람들이 합장자세로 추위에 아랑곳 없이 둘러 서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염치불구하고 셔터를 눌렀는데 아뿔싸 이게 카메라 라이커가 순간적으로 번쩍 켜지는게 아닌가. 어찌나 놀랬는지. 전부 조용하게 합장하면서 누각만 바라보고 있는데 괜한 짓 한거 같아 순간 뻘쭘 했다. 나도 이제 마니도 뻔뻔해진것 같다.

-한참을 있었으나 너무 피곤해서 도저히 잇을 수 없어 빠져 나와 여름철 우리 민정이를 데리고 와서 저의 피서를 보내게 하였던 계곡을 찾았는데 이젠 완전히 풀장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주차장 한 곁에 있던 매점들이 전부 철거되어 있었는데 참 깨끗하여 보기 좋았다. 제법 신경서서 촬영하였는데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우리가 펼쳤던 의자들만 보인다. 이름하여 박민정 풀장인데..

- 급히 매표소쪽으로 향한다. 어둠속 도보길은 아름다운 퇴장의 길이기도 한다. 오늘의 통도사를 뒤로하고 걸어나가는 이길이 그길이다. 영축산 을 감싸앉은 통도사가 전부 스님들의 독경소리와 종소리로 아련하게 내린다. 중간 중간 등 역할을 하는 조형탑들에서의 불빛은 없었지만 이길은 중생들을 편하게 하는 길이고 법보 1000년 사찰의 역사적인 길이면서 어느 누구도 이런 밤은 죄를 짓지는 못 할것이다.

- 너무 피곤해서 버스 정류장에 올때쯤에는 거의 걸음도 걷지 못하는 상태다. 버스를 기다리며 배낭속에서 끄집어 낸 남은 빵하나 따뜻한 캔커피의 맛이 그처럼 맛있었던적은 없을 것이다.

- 귀의 삼보하옵고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南無阿彌陀佛 觀世音菩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