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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앨범

주말농장 감자수확 2 (070630-1)

by 푸른솔가지 2007. 7. 1.

○ 여름철 장마기간으로 산에 가는 날은 줄어 들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그냥 있기도 그렇고해서 시작한 주말농장 일거리가 결코 만만치도 않고 해서리..

- 이번주말은 계속적으로 비가 온다는 소식도 있고해서 밭에 남은 감자를 전부 캐어내고 애들 할머니가 장에서 구입하여 온 고구마 순을 심어야 했다. 주말밖에 여유가 없는 관계로 지난 월요일 구입한 고구마 순이 4일정도 집에서 보관하였는데 보기에 좀 그랬다.

- 오늘따라 놀토가 아닌 관계로 애들이 전부 학교를 갔고 게다가 집사람까지 비상 출근을 하고 집에 혼자 남은 나는 계속 불안하다. 하늘이 계속 속을 썩이고 있는 것이다.

- 겨우 3시반경 전부 모여 산성으로 출발, 걱정보단 날씨상태는 양호. 도착하자마자 감자를 캐느라 전식구들이 덤비고 나는 캐낸 밭을 정리하기위해 쇠스랑을 들었다. 땅속 깊히 숨겨 있는 감자를 찾느라 식구들은 신이 났고 딸은 흥분을참지 못하는지 연신 목소리가 크다.

- 등어리에서는 연신 땀이 흐른다.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부러운 듯이 한마디씩 던지고 지나간다. 정상적이었으면 나도 어느 산을 내려 오고 있을 터인데..

○ 한미 FTA가 체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부문별 종사자들의 무한 경쟁 요구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의한 국가의 성장동력을 한층 더 높이기위한 정책이라지만 소득 상위층과 하위층의 차이가 극명하게 벌어질 수 밖에 없으며 우리나라는 아직도 사회안전망 대책이 부실하는데 참으로 걱정 될 뿐이다.

- 감자를 캐고 그자리에 모친이 노포동장에서 구입한 고구마 순을 심는 모습을 보니 농사를 하는 분들의 상심이 텔레비젼 화면 같이 떠오르고 주위 밭에서 호미랑 쇠스랑을 들고 제법 흉내를 내는 모습이 나와 동일하게 비치는지 씁쓰레하다.

- 한시간 정도 지나니 애들이 힘든지 차츰 볼 멘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제법 땀이 나고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농사짓는게 장난하는것도 아니다. 그리고 감자캐는 것도 잠시. 계속 반복하다보면 짜증도 난다. 그렇지만 그냥 둘 수는 없는 일이 아니다라며 독려를 하지만...

- 전부 수확하면 이웃들과도 나누어 먹고 아들은 친구들에게도 나누어 줘야 겠다고 하면서 나의 잔소리에 그나마 수긍하며 일을 한다.

○ 고구마를 심었다.

-그런데 내일 비가 적게 와야하는데 많이 오면 또 다른 근심일것이다.( 결국 일요일에 100mm 가까운 폭우가 하루종일 내렸는데 어떻게 됬는지...) 제발 적게 외야 할텐데. 아무리 땅과 식물의 생명력이 질기다 하지만 아직 어릴뿐인데..

- 제법 널찍하게 심은게 정말 볼품 없다. 너무 오래 보관하여 그렇는가. 세차게 살아 주었으면 좋겠다. 수확의 기쁨보다 엉성하지만 힘차게 살아있고 살아있는 모습을 보는 그 기쁨을 상상하면서 기원해본다.

○ 수확한 감자를 나누고 삶아 먹어보니 맛이 정말 좋다. 크기가 작은 밤알 같은 게 맛이 더 있다. 아들은 올 여름 내내 간식은 감자로 보내게 생겼다고 한다. 막내는 너무 재밌다고 한다.

- 애들때문에 시작한 작은 주말농장이 작으나마 소중한 기회를 부여 해주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작은 회한이 조금씩 밀려 온다 .하지만 앞으로 더욱 많은 세월이 가려져 올 것이다. 어두운 장막이 화려한 커텐에 의해거둬내고, 검게 지샌 밤이 붉게 떠오르는 태양에 의하여 밀려 나듯이 새로운 일상이 계속 시작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