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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영축산-신불산-간월재(071013) 억새 산행기

by 푸른솔가지 2007. 10. 16.

○ 산행코스: 통도사 백운암 입구(09:50) ~ 백운암(11:14)~ 영축산(12:25) ~ 신불재(13:45) ~ 신불산(14:05)~ 간월재(14:45)~ 간월산장(15:50)으로 순수산행시간은 6시간 정도. 휴식시간은 중식시간 15분정도.

- 날씨는 산행하기 좋은 날. 덥지도 춥지도 않는 적당. 아침일찍 노포동으로 나와 언양행 버스에 몸을 던지고 쬐끔 졸다보니 어느새 영축산이 보이는 통도사 입구. 급히 내려 택시를 타고 백운암 아래까지 이동

- 토요일이라 그런지 산객들은 많이 보이지 않았는데 나중에 알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들머리를 달리하면서 주로 간월산장, 배내골에서 출발한 산객들이 많았음을 알고 통도사 백운암 들머리는 너무 오름길이라 그런 모양이다고 생각하였다.

-추석이후 직장에서의 축제준비등 행사로 인하여 바쁜 나머지 2주일 가량을 가지 못하고 업무가 업무인지라 거의 술로 하루를 보내다보니 체력이 거의 바닥 난 상태인지라 오늘은 나름대로 독을 품고 준비하였다. 오로지 영남 알프스의 가을 억새를 한발 먼저 보리라는 굳은 마음 하나로 ㅋㅋㅋ.

- 집사람을 비롯하여 전가족일 같이하리라는 생각은 다음으로 미루고 홀로 처음부터 차고 오르니 올초 겨울에 만났던 백운암을 만난다. 그땐 점심시간과 겹쳐 많은 산객들이 암자를 빼곡하게 점령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이상하리 만치 한산하다. 시원한 약수한잔를 들이키고 때맞추어 드리는 불경소리를 뒤로한채 다시금 마루금을 향한다.

- 등로는 많은 도토리, 상수리가 떨어져 있고 한참 이곳저곳에서 떨어지면서 이것을 먹으려는 다람쥐가 설쳐된다. 날씨가 추워지니 많이 먹어두어야겠지. 온몸을 적시는가 싶더니 시살등과 정상방향과 갈라지는 안부를 만나고 곧 상당한 추위가 엄습한다. 체질이 물체질인지라 전신에서 솟아나는 이땀은 계절을 모르니 육신은 괴로울 수 밖에..

- 군대시절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겨울밤 천리행군때도 남들은 10분간 휴식할때 난 이 넘의 땜때문에 계속 뛸 수 밖에 없었던 육신이다.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몰라도 여태껏 간단한 감기외는 그다지 잔병없이 이날까지 보내고 있지만 오늘도 이넘의 육수때문에 고통을 당한다.

- 올라서자마자 시살등쪽을 보니 투구봉이 툭 튀어나오고 정상쪽으로는 산객들이 물든 낙엽처럼 보이면서 너른 등로가 활짝 펼쳐지고 산아래로는 통도사와 놀이시설, 아파트들의 사람 냄새를 엿볼수 있는 경치가 비치는게 오늘의 가장 힘든 고비는 보낸 것 같다.

-영축산 정상까지 앞과 뒤를 번갈아보며 사진도 찍어보고 아들넘과 같이 걸었던 길을 똑 같이 걸어본다. 사시사철 옷을 갈아입는 영남알프스는 참으로 새로운 감흥을 불러 일으키는 곳이다.

- 함박등을 넘어서니 다가선 정상에는 많은 산객들이 점령한게 보이고 너른 억새가 양탄자처럼 덮혀 있는 모양새가 한겨울을 준비하는 영축산 특유의 겨울나기 준비모습처럼 보이는 것이 자연 , 우주 모든 것들의 생명유지를 위함에 있어서는 그 방법이 틀리지 궁극적인 삶의 목적은 동일한, 일종의 진리임을 보여줌에라.

- 아직은 때이른 가을 낙엽색갈이지만 군데군데 물든 빨강색 단풍물이 하늘중심에 박혀있는 한점 태양처럼 앙증맞게 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