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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삼랑진 만어산(080406) 산행기

by 푸른솔가지 2008. 4. 6.

○ 산행경로 : 삼랑진 염동마을 관음사(11:00)~영천암~구천산(12:30)~ 지방도로하산~ 옥산김씨묘(14;10)~610봉(14:33)~만어산(15:20)~만어사(15:40)~우곡리 표지석((16:58)~무곡마을(30분정도 버스대기17:30)~삼랑진역(18:30) , 구포행 6시40분 새마을버스 타고 부산으로.

○ 전체 산행은 들머리부터 잘못 정해 2번이나 알바하고(1시간30분정도) 날머리에서도 끝까지 삼랑진역으로 도보로 이동하였음은 시간 절약이 될 수 있었는데 무곡마을에서 오지도 않는 버스 기다리느라 30분을 허비하는 통에 아쉬웠다. 결국 7시간 30분 여를 걸은 셈이다.

○ 만어사는 1982년도 여름부터 약 5개월 동안 숙식하면서 공부하던 곳이어서 왠지 정이 가는 사찰인데다 나의 인생에 절망적이면서 동시에 인생전환의 계기가 된 시절의 거처로 의미가 있는 곳이지만 26년여만에 찾은 사찰은 더 이상 만어사가 아닌 현대판 사찰로서의 만어사로 변해져 있었고 관광객들의 입맛에 맛도록 사찰입구까지 아스팔트 포장길로 덮혀져가는 장면을 봤다.

- 예전에는 급하지만 그래도 재밌는 산길을 오르내리며 나름대로의 멋이 있었다. 심지어는 삼랑진역전까지 도보로 이동하여 시간을 보내곤 했었는데 이젠 그런 산길은 아예 없어지고 오로지 승용차로만 오르내리는 만어사가 되어 버림에 안타깝기 짝이 없었고 대웅전 본전 불상 또한 너무 색감이 어울리지 않아 고찰로서의 무게감 또한 예전 같지 않아 쓸쓸함이 더했다.

- 미륵전과 산신각에서 촛불켜며 맘 다져가며 공부하는 모습들을 상기하기도 하고 미륵전 앞 공터에서 스님과 함께 무술까지 하며 보낸 추억의 시간들에 한동안 젖어들기도 하지만 왠지 예전의 그날들은 완전히 채우지는 못한다.

- 오로지 그냥 그대로 있는 일만여개의 바위들은 그냥 그 자리에서 쇠소릴 내며 지켜있음이다.

스님과 함께 세끼 공양하며 대화하던 부억과 큰방도 없어졌고 그자리에 엷은 대나물로 벽을 세워 스님들의 별도 공간으로 변해 버린 만어사는 관광객과 그냥 직업적인 몇몇 스님들의 현대화된 공간으로만 남아 있는 듯 하였다.

- 만어사를 뒤로하고 임도를 따라 내려오니 예전의 마을 모습이 뚜렷하다. 다만 조금 환경이 좋아 진것 같았고 입구 산길 양쪽 소나무도 반기고 있었고 여기저기서 예전의 집터와 산길 맛이 고대로 살아 있었지만 일부 상점들의 노래소리는 영 어울리지 않기도 하였다.

- 한참을 내려오니 예전 오르내리던 산길은 아예 완전히 없어 졌고 거대한 포장도로만이 우곡리 마을까지 뻗어 있는게 황당하기까지 하였다. 이젠 다른 방향으로 산길을 만든 것이다.

예전 처럼 교통도 그다지 좋지 못하기에 그냥 삼랑진역까지 걸어가기로하고 그냥 도로 따라 걷는다. 양쪽 논밭에는 아직도 딸기재배 하우스가 그대로다. 도로 옆의 가옥들은 거의 빈집이다.

자꾸만 뒤를 돌아다본다. 저만치 올랐던 만어산이 보인다. 수많은 전선과 전봇대사이로.